권익위 “행정착오 산재 요양비 환수 과도”…근로복지공단에 취소 의견

근로복지공단, 산재 요양 종결 뒤 1년 넘게 요양비 지급 후 환수 결정

이상훈 기자

newssanjae12@naver.com | 2026-06-10 17:24:29


▲ 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산업재해 요양 종결 이후 행정 착오로 지급된 요양비를 근로자에게 환수하도록 한 근로복지공단 결정에 대해 취소 의견을 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산업재해 요양이 끝난 근로자에게 착오로 산재 요양비를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에 해당 환수 결정을 취소하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요양비 지급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사안은 산업재해로 중증 장해를 입은 근로자가 산재보험 요양 종결 이후에도 기존 방식대로 요양비를 지원받다가 뒤늦게 환수 통보를 받으면서 제기됐다. 권익위는 단순한 착오 지급 여부를 넘어 산재보험에서 건강보험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행정 안내와 시스템 관리가 적절했는지를 함께 살폈다.

 

민원인 ㄱ씨는 2021년 건설 현장에서 추락사고를 당해 척수손상을 입었다. 이후 하지마비 판정을 받았고, 스스로 배뇨가 어려워 2022년 9월부터 자가도뇨 카테터를 구입해 사용했다. ㄱ씨는 해당 비용을 근로복지공단에 본인 부담 치료비인 요양비로 청구해 지원받아 왔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4월 7일 ㄱ씨에게 산업재해 요양이 이미 종결됐음에도 요양비가 착오로 지급됐다며 요양비를 부당이득으로 환수하겠다고 결정했다. 이에 ㄱ씨는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 조사 결과 ㄱ씨의 산업재해 요양은 2024년 5월 종결됐다. 산업재해 요양이 종결된 뒤에는 근로복지공단이 아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자가도뇨 소모성 재료 급여대상자로 등록해 건강보험 체계에서 관련 요양비를 지원받아야 한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ㄱ씨의 산재 요양이 끝난 뒤에도 1년 이상 요양비를 계속 지급했다. 이후 올해 4월이 되어서야 요양 종결 이후 지급된 요양비 449만1,000원을 환수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잘못 지급된 보험급여가 있는 경우 공단이 해당 금액을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권익위는 이번 사안에서 신청인에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환수로 달성하려는 공익상 필요가 신청인이 입게 될 불이익보다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근로복지공단이 ㄱ씨의 산재 요양 종결 시점에 요양비 지급을 중단했어야 했다고 봤다. 그럼에도 공단은 이후에도 5회에 걸쳐 요양비 지급을 결정했다. 또 ㄱ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급여대상자로 등록하기 전 기간의 요양비는 건강보험에서 소급해 지급받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가도뇨 소모성 재료 급여는 자가배뇨가 불가능한 신경인성 방광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급여항목은 간헐적 자가도뇨에 사용하는 자가도뇨카테터이며, 공단에 급여대상자로 등록된 뒤 요양비 청구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산재 요양 종결 전후로 급여체계 전환 안내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료지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권익위는 근로복지공단이 산재 환자의 재활과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요양 종결 이후 건강보험을 통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안내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회복할 수 없는 신체장해가 남아 자가도뇨가 불가피한 중증 환자에게 행정 착오와 안내 부족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취지다.

 

이에 권익위는 근로복지공단에 ㄱ씨에 대한 산재 요양비 환수 결정을 취소하도록 의견표명했다. 또한 산재 요양 종결이 가까운 대상자에게 자가도뇨 카테터 구입 관련 요양비는 건강보험 체계에서 지원받아야 한다는 점을 미리 안내하도록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요양비 지급 시스템 정비도 함께 요구됐다. 권익위는 산재보험과 건강보험의 급여체계가 복잡해 일반 국민이 이를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따라 산재 요양 종결 이후에도 잘못된 지급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상 확인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삼석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산재보험과 건강보험 등 공적 보험체계 간의 전환과정에서 행정적 안내 부족이나 시스템 미비로 국민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고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제도적 사각지대를 함께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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