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안전진단]① 참사 현장, 경사로 밑 18㎡서 희생자 多

박서경 기자

psk43j@naver.com | 2022-11-30 09:54:57

▲ 지난 5일 오후 9시경 압사 사고가 발생했던 이태원 골목 현장 사진 (사진=박서경 기자)

 

[매일안전신문=박서경 기자] 수많은 젊음을 앗아간 ‘10‧29 참사(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한 달이다. 당시 이태원 사고가 발생한 골목의 중간 부분 18㎡에서 희생자가 가장 많았는데, 이는 골목의 지형적 특징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10시께 핼러윈 행사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옆 골목 일대에 인파가 몰리며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태원역 출구에서 나와 골목길로 올라가는 사람과 위쪽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에, 인근 가게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던 인원들까지 섞이며 움직일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해당 사고로 총 158명이 사망했으며 196명이 부상을 입었다.  

 

 

▲ 지난 1일(현지시간) 일본 ANN 방송사에서 이태원 현장을 재현하며 밀집도를 분석했다. (사진=ANNnewsCH 유튜브 방송 캡쳐)
◇ 이태원 현장, 얼마나 혼잡했나... “1㎡에 약 16.6명”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지난 1일(현지시각) 일본 ANN 방송사는 이태원 현장의 당시 밀집도를 분석했다.

방송에서 진행자는 “(이태원) 경사길은 너비 3.2m 그리고 길이가 40m였다”며 “그 중간 부근에 가장 많은 희생자가 집중돼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중간 범위의 공간을 길이 5.7m, 너비 3.2m로 총 18㎡로 보면서 “사고 현장에는 18㎡에 약 300명이 있었다고 한다”며 “(당시) 계산상으로 1㎡에 16.6명의 사람이 있었던 것이 된다”고 설명하며 1㎡ 공간에 16개의 마네킹을 세워 재현했다.

진행자는 “16개의 마네킹을 세워보니 무리하게 구겨넣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며 “만약 이것을 사람이 재현했다면 이처럼 서있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행자는 요시무라 히데마사 오사카공업대학 특임교수의 말을 인용해 “서 있는 상태에서 현장에 있던 사람에게 한 명당 약 220kg의 힘이 가해졌다고 생각된다”며 “이는 가슴이 압박돼 호흡곤란, 숨을 쉴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압사’는 외압에 의해 사망하는 것을 의미한다.

압사 사고를 ‘사물에 의한 압사’와 ‘군중에 의한 압사’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태원 참사의 경우 후자에 해당한다.

군중에 의한 압사는 ‘다중밀집사고’라고도 한다. 이 경우 주된 사망 원인은 흉부 압박으로 인한 질식사다.

의학용어로는 외상성 질식사라고 하는데, 다수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밀집하면서 사람들의 힘에 눌려 가슴이 상하운동을 하지 못해 폐로 공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숨을 못 쉬게 돼 심정지가 온 상태로 골든타임인 4~5분 정도가 지나면 소생률이 극히 떨어져 골든타임 내에 CPR 등의 응급처치로 호흡을 돌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이태원 참사의 경우, 애초에 현장 인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도 했지만 대규모 인원이 좁은 골목에 몰려 서로 눌려 있었고, 119 구조대원들이 인파에 가로막혀 신속한 응급처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부분도 있어 피해자가 늘었다.

◇ 경사로 밑, 사람 겹쳐서 쓰러져 희생자↑

압사 사고의 발생 원인으로는 이태원 사고 현장의 지형도 지목되고 있다.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곳은 너비 3.2m, 길이 40m의 골목길로, 경사가 진 곳과 평지인 부분이 있다. 특히,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골목의 중간 부분은 경사로와 맞닿아 있는 평지 부분이었다.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ANN은 이태원 현장처럼 경사도 10%를 재현한 1㎡ 공간의 구조물을 설치했고 그 위에 9개의 마네킹을 세워 보여줬다.

진행자는 “이는 비교적 경사가 급한 내리막이다”라며 “화면에서는 완만해 보이지만, 몸을 조금만 기울여도 앞으로 쏠린다. 실제로 올라가 보면 경사가 급해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에 10명 이상이 들어가면 사람들이 겹쳐서 쓰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진행자는 “서로 몸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지만, 누군가 허리를 숙이거나 땅에 떨어진 걸 주우려고 하면 주위에 있던 사람은 지탱하던 것이 없어져 넘어지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그 앞에 있던 사람도 함께 넘어지는 등 도미노처럼 우르르 쓰러지게 되는데, 경사가 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즉, 경사가 진 곳에서 넘어지는 사람들이 경사로 바로 밑 평지 부분에 겹쳐서 쓰러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맨 아래쪽에 깔린 사람에게 가해지는 무게는 상당하다.

만약 20명에게 깔려있었다고 가정했을 때, 한 명당 50㎏의 무게라고 계산해도 맨 아래쪽 사람에게는 1t의 힘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태원 골목 중간 부분, 경사로와 맞닿아 있는 18㎡의 평지 부분에서 희생자가 가장 많이 나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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