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랑으로 포장된 그루밍 성범죄, 전문변호사의 시선
유웅현 변호사
peopelsafe@peoplesafe.kr | 2023-04-07 09:00:24
온라인에서 알게 된 여중생을 협박해 수십여 개의 성착취물을 촬영하도록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른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 배포)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 씨는 SNS를 통해 B 양이 성적인 대화에 참여하는 댓가로 금전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를 악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학교, 친구, 부모 등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면서 B 양의 신체 주요 부위 등을 사진·동영상으로 찍어 보내라고 하는 등 한 달여간 42개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촬영하도록 하고 이를 전송받은 혐의다. 단순 신체 부위뿐만 아니라 가학적인 동영상 촬영도 강요해 수차례 이를 받아내기도 했다.
온라인상으로 미성년인 아동, 청소년에게 접근해 의도적으로 신뢰관계를 형성한 뒤 성적 착취를 일삼는 이른바 ‘온라인 그루밍’ 범죄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아동·청소년 계정으로 접속해 노출 사진 등을 요구하는 온라인 그루밍 범죄 피해는 지난 2019년 239건에서 지난해엔 1887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시는 전년도 하반기에 초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3학년 아동·청소년 1607명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실태조사를 실시하였는데, 결과 응답자의 36%가 ‘낯선 사람으로부터 쪽지나 대화요구를 받아본 적이 있다’라고 답했다.
그루밍 성범죄는 신뢰와 안정감을 바탕으로 피해자를 길들이고 피해자의 심리를 이용해 성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마치 피해자가 성적 관계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인식을 주기도 한다. 이런 범죄는 피해자들이 보통 자신이 학대, 지배당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과 피해자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에도 표면적으로는 성관계에 동의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수사나 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형법상 미성년자의제강간은 13세 미만에 대해 간음 또는 추행을 저지르거나 19세 이상의 사람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할 때 성립된다. 협박 등이 수반되는 강간과 구분되며,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했더라도 처벌을 받게 된다.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처벌 조항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분명해졌는데,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그루밍 성범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SNS, 메신저 등을 사용하는 아동. 청소년이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미성년자인 아동. 청소년들이 그루밍 성폭행의 타깃이 되는 사례도 늘어가고 있다.
특히 10대 미성년자의 경우 낯선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거부할 수 있는 판단력이 떨어지다 보니 그루밍 성범죄에 더욱 노출되기 쉽다. 그루밍 성범죄는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중범죄로 신속한 신고와 객관적인 증거 수집을 통해 범죄에 대응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루밍 성범죄가 문제 된 경우 수사 초기단계부터 성범죄 사건 경험이 풍부한 성범죄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법무법인오현 유웅현 성범죄전문변호사
[ⓒ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