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 칼럼] 다치거나 병드는 소방·경찰관 점점 느는데…보상까진 여전히 '가시밭길'
김수현 노무사
peopelsafe@peoplesafe.kr | 2026-05-28 16:25:04
[매일안전신문] 정부는 지난해 9월 '업무상 질병 산재 처리 기간 단축 방안'을 발표하며 산재 판단 과정의 효율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그러나 국가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에 대한 재해보상 안전망 정비는 아직까지 그만큼의 추진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공무원재해보상법은 2018년 9월 21일에서야 공무원연금법에서 분리돼 제정, 시행됐다. 그 이전까지 공무원 재해보상제도는 공무원연금법의 일부 장에 불과했다. 공무원 재해보상제도가 별도 법률로 제정되면서 공무상 재해 인정기준이 시행령이 아닌 법에 명시된 지는 고작 10년도 채 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일까. 여전히 공무상 재해보상제도에는 미비점이 많다. 갈수록 재해의 양상이 다양해지지만, 공무상 재해 인정 기준은 여전히 매우 모호하다. 뇌심혈관계질환만 일부 내부규정(공무상과로 인정기준 개선, 2017년)이 있을 뿐, 폐질환, 근골격계질환, 정신질환, 직업성 암은 구체적인 기준이 불비하다.
재해조사 및 심사 인력도 민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인사혁신처가 공무상 재해(요양급여·장해급여·순직유족급여 기준) 신청을 받아 처리한 건수는 2021년 6,538건에서 2024년 9,892건으로 51% 증가했지만, 재해보상심사 담당 인력은 같은 기간 6명으로 변함이 없다. 이는 정원 4명에 파견직 2명을 더한 수치다. 연간 약 1만 건의 전국 공무상 재해 건을 단 6명이 쳐내고 있는 셈이다. 재해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리 만무하다.
재해를 입은 공무원에 대한 입증지원 부족도 구조적 한계로 꼽힌다. 공무원연금공단이나 인사혁신처 차원에서 별도의 재해조사가 이뤄지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보니, 공무상 재해의 입증책임이 과도하게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다. 비전문가인 개인이 자신의 병을 업무로 인한 것임을 입증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민간과 비교해보면 그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민간은 근로복지공단 지사에 산재를 신청하면 조사관이 직접 조사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자료보완 요청을 하거나 현장조사도 나간다. 근로복지공단 재활보상부 정원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1662명이며, 이 가운데 조사관은 약 950명에 이른다. 조사 결과는 질병판정위원회에 상정돼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 판단 자료로 활용된다.
산업안전을 강조하는 정부 아래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정작 과연 제대로 안전보장 및 재해보상을 받고 있는가. 그 어느 때보다 산업재해 제도 개선이 관심을 받고 있는 지금, 산재법은 물론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도 받지 못하는 공무원들의 안전망은 촘촘하게 짜여 있는지도 한번 되돌아볼 때다.
법무법인 더보상 김수현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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