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신뢰도가 낮은 청력검사 결과를 신뢰하는 근로복지공단
공광희 변호사
peopelsafe@peoplesafe.kr | 2026-07-22 16:25:03
[매일안전신문] 업무상 소음으로 인하여 소음성 난청이 발병한 경우 근로복지공단은 난청이 악화된 정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청력검사를 시행하는데 이를 특별진찰 검사(이하 ‘특진’)라고 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과 같은 법 시행령은 특진의 기준과 요건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한편 특진의 신뢰도 충족 요건은 다음과 같다.
(1)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의 차이가 각 주파수마다 10데시벨 이내일 것
(2) 반복 검사 간 청력역치의 최대치와 최소치의 차이가 각 주파수마다 10데시벨 이내일 것
(3) 순음청력도상 어음역(語音域) 500헤르츠, 1,000헤르츠, 2,000헤르츠에서의 주파수 간 역치 변동이 20데시벨 이내이면 순음청력역치의 3분법 평균치와 어음청취역치의 차이가 10데시벨 이내일 것
산재보험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위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특진의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재검사 해야 한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의 내부 처리 지침에 따르면 신뢰성 부족으로 재특진을 실시하여 신뢰성 있는 검사 결과를 확보한 경우에도 재특진 전에 시행한 특진의 순음청력검사 결과도 포함한 최소 가청역치로 장해등급을 판정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위 지침을 근거로 신뢰도가 낮은 1차 특진 결과도 포함하여 재해자의 소음성 난청 장해등급을 판정한다.
그런데 산재보험법과 그 시행령에는 신뢰성이 떨어질 경우 재검사를 해야 하는 요건에 대해서 규정하였을 뿐, 재검사를 시행할 경우에도 신뢰성이 떨어지는 1차 특진의 결과도 포함하라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즉, 근로복지공단의 내부 지침은 법령의 위임에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인 근거가 없다.
결국 법령상 신뢰도를 충족하지 못한 검사 결과를 판정 기준에 포함하는 것은 법치행정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행정이다.
의학적으로도 공단의 방식은 부적절하다. 특진 의료기관이 변경될 경우 검사 장비, 환경, 검사자가 모두 달라지므로 결과값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시행된 검사 결과들을 하나의 데이터로 묶어 신뢰도를 평가하는 것은 방법론적 오류다.
만약 1차 검사의 신뢰도가 낮아 정확한 후속 검사가 진행되었다면, 당연히 그 결과는 1차 검사와 차이가 나야 정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도가 낮은 1차 특진의 청력역치를 장해등급 판정에 포함시킨다면, 아무리 정밀한 재검사를 반복하더라도 재해자의 실제 청력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이는 부정확한 결과를 배제하고 객관적인 청력검사 결과를 확보하려는 재특진 제도의 취지를 완전히 몰각시키는 것이며, 법령상의 재검사 요건을 형해화하는 처사다.
산재보험법의 위임 없이 공단이 임의로 신뢰도 없는 검사 결과까지 포함하여 장해등급을 판정하는 것은 재해자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주는 위법한 처분이다. '난청의 악화 정도'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이러한 처분 방식은 지양되어야 하며, 법령의 취지에 맞는 특진 검사 결과 반영되게끔 내부 처리 방식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더보상 공광희 변호사
[ⓒ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