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물류센터 에어컨 설치하라” 쿠팡 본사 점거...전문가들 “구조적으로 어려워”
이유림 기자
leeyr23@naver.com | 2022-07-21 17:03:39
[매일안전신문=이유림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쿠팡 동탄 물류센터에 에어컨을 설치하라"는 등 폭염 대책을 요구하며 쿠팡 본사에서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물류센터 작업장의 구조적인 부분 때문에 에어컨 설치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20일 쿠팡 본사 로비를 점거하고 동탄물류센터 에어컨 설치 등 폭염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나흘 뒤 23일에는 동탄물류센터에 에어컨을 설치하겠다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동탄 물류센터 층마다 마련된 휴게실에 천장형 에어컨 등이 이미 설치돼 있음에도 모형 에어컨을 배달하겠다는 민주노총에 대해 정치적 의도말고는 해석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계에서는 물류센터 작업장 현실에 맞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국내 대형 물류센터의 경우 대형 화물차가 수시로 오갈 수 있는 개방형 구조이기 때문에 에어컨 설치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며 “관련 법에서도 제철소 등 고열 작업 등이 실내에서 이뤄질 경우에 대해서만 냉난방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0조제1항은 ‘사업주는 고열·한랭 또는 다습작업이 실내인 경우 냉난방 또는 통풍 등을 위해 적절한 온도·습도 조절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작업의 성질상 온도·습도 조절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매우 곤란해 별도의 건강장해 방지 조치를 한 경우에는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 교수는 “법에서 정한 작업장 외에는 각 현장에 맞는 현실적인 혹서기 대책을 운영하라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대형 물류센터에는 안전성·효율성을 고려해 대형 화물차 높이에 맞는 5~6m의 도크(Dock·하역장)가 설치돼 있다. 또한 수시로 대형 화물차가 오가며 제품의 입출고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에어컨 설치 시에도 냉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에 대형 물류센터 내 냉방장치는 가정용 벽결이 선풍기에서 대형 천장형 실링팬, 스탠드형 대형 선풍기 등의 형태로 설치되고 있다.
한 냉방장비 업체 관계자는 “물류센터에 들어가는 냉방장치는 에어컨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같은 자리에서 일하는 공정은 고정형 선풍기, 이동 작업의 경우 이동형 에어써큘레이터 등 공정에 맞는 냉방장치 설치가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30년 업력의 한 전기업체 관계자는 “여러 물류센터와 작업을 해왔지만 쿠팡의 경우 냉방장치를 매년 늘리고 있다"고 말하는 반면, "냉방장치 설치에 투자하지 않는 물류센터들은 가정용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선풍기 외에도 환기를 위한 에어써큘레이터 시공 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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