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 추진…비수도권 최대 10% 인하
전력계통 4개 광역권·균형성장 4개 권역 결합해 전국 11개 지역 구분
이상훈 기자
newssanjae12@naver.com | 2026-08-26 16:14:04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해 비수도권 요금을 최대 10% 낮추는 방안을 연내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력계통과 지역 균형성장 여건을 반영해 전국을 11개 지역으로 구분하고 지역에 따라 산업용 전기요금을 달리 적용하는 방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공개했다. 정부가 제도 설계안을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청회에는 정부와 한전, 전력거래소, 산업계, 발전사, 지방정부, 학계·전문가 등 약 300명이 참석해 설계안을 두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제도는 2024년 6월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근거로 마련됐다. 정부와 한전은 법 시행 이후 전문가 연구와 내부 검토, 산업계·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쳐 지역별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마련했다.
현행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45조는 전기판매사업자가 국가균형발전 등을 위해 기본공급약관을 작성할 때 송전·배전 비용 등을 고려해 지역별 전기요금을 다르게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설계안은 현재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등으로 구성된 전기요금 체계에 ‘지역별 조정요금’을 새로 추가하는 방식이다. 적용 대상은 2025년 기준 국내 전체 전력 사용량의 51%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으로, 주택용 등 다른 용도의 전기요금에는 이번 설계안이 적용되지 않는다.
지역은 전력계통 구조에 따른 4개 광역권과 균형성장을 고려한 4개 권역을 조합해 모두 11개로 나눈다. 광역권은 송전 혼잡과 전력 흐름, 소비 구조 등을 고려해 수도권 남부와 수도권 북부, 중부권, 남부권으로 구분한다. 여기에 행정안전부가 개발한 지방우대지수와 산업위기지역 등 산업적 요소를 반영해 세부 권역을 정할 계획이다. 제주는 도서지역의 전력수급 특수성 등을 고려해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역별 요금은 송전비용과 전력자급률, 균형성장 요소 등을 종합해 산정한다. 전력수요가 밀집한 수도권 남부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거나 1원 안팎에서 조정하고, 인천 등이 포함된 수도권 북부는 최대 약 10원까지 낮추는 방안이 제시됐다. 강원·충청 등이 포함된 중부권은 최대 약 15원, 원전과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집중된 남부권은 최대 약 18원까지 인하하는 구조다. 남부권의 최대 인하폭은 2025년 산업용 전력 평균 판매단가 181.9원의 약 10%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약 2조8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구체적인 감소 규모는 향후 최종 권역 구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와 함께 전력시장 도매가격도 지역별로 달리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발전사와 한전 등이 전력을 거래하는 도매시장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누고 지역별 전력 수급 상황을 반영한 거래가격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정부와 한전은 시장제도 개선과 재정지원 등을 병행해 제도 도입에 따른 한전의 재무 영향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향후 실제 전기요금에 지역별 차등 체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약관 변경 절차도 거쳐야 한다. 전기사업법 제16조는 전기판매사업자가 전기요금 등이 담긴 기본공급약관을 변경하려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장관이 이를 인가할 때에는 전기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후부와 한전은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확정하고 근거 고시와 전기요금약관 개정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력시장 지역별 가격제와 함께 연내 제도 도입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4월 추진한 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에 이어,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도입은 한전과 산업계가 상생하기 위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의 핵심”이라며 “전력 다소비 산업의 비수도권 투자를 유인해 국가 전체적인 송전망 건설 부담을 근본적으로 덜고, 나아가 국가 균형발전과 우리 산업의 장기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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