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사상' 경부선 사고 원인...‘작업자 이동경로부터 안전관리까지 미흡’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경부선 사고 조사 결과 발표
이정자 기자
safe8583@daum.net | 2026-08-14 15:47:49
[매일안전신문=이정자 기자] 지난해 경북 청도군 경부선에서 선로 인근을 이동하던 작업자 7명이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2명이 숨진 사고는 부적절한 이동경로 설정과 현장 안전조치 미이행 등이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작업계획 수립부터 열차감시원 배치, 사업 관리·감독에 이르기까지 철도 작업현장의 안전통제 체계에도 여러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해 8월 19일 남성현역과 청도역 사이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와 작업자 간 접촉 사고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14일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 당시 시설물 안전점검을 위해 선로 주변을 이동하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 1명과 하청업체 근로자 6명이 운행 중인 무궁화호 열차에 치였다. 이 사고로 하청업체 근로자 2명이 숨지고 나머지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조사 결과 사고 당시 작업자들이 선택한 이동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용역 감독자 등 작업 관계자가 적절하지 않은 이동경로를 정했고, 이에 따라 작업자들이 열차 진행 방향을 등진 채 이동하면서 뒤에서 다가오는 무궁화호를 제때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항철위의 판단이다.
선로 위험지역에 들어간 이후 이뤄져야 할 안전조치도 미흡했다. 열차 접근 등 위험상황에 대비해 작업을 즉시 중단하거나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했지만 이러한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 작업 이전 단계에서도 안전관리 문제가 확인됐다. 작업협의서와 점검표에 작업자들의 이동경로가 명확하게 기재되지 않았고 용역 감독자 지정 과정에서도 정해진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열차 접근을 확인해 작업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열차감시원 운영 역시 미흡했다. 자격을 갖추지 않은 인력이 열차감시 업무에 투입됐고, 현장의 위험 정도를 고려한 적절한 배치와 관리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을 계획하고 승인하는 과정의 관리·감독 기능이 미흡했던 것도 사고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지목됐다. 사업 부서가 계획을 검토하고 승인하는 과정에서 안전관리 사항에 대한 검증과 감독이 충분하지 않았으며, 실제 작업현장에서도 작업자에 대한 안전관리와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항철위의 설명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도 해당 사고와 관련해 코레일에 과징금 5억4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국토부는 지난 7월 철도 안전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열어 사고 당시 ‘열차운행선로 지장작업 업무세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해당 세칙에서는 위험지역 내 선로를 이동할 경우 열차가 오는 방향을 바라보면서 선로 바깥쪽으로 이동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당시 작업자들은 열차를 등진 상태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항철위는 이번 사고에서 중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만큼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국가철도공단에 각각 3건씩 총 9건의 안전권고를 제시했다.
국토부에는 열차가 운행되는 선로 주변에서 실시하는 작업의 안전대책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철도운행안전관리자가 현장에서 독립적으로 안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는 방안과 작업책임자의 자격요건 마련 등을 주문했다.
코레일에는 현장 작업자에게 열차운행 정보를 무선으로 전달하는 체계를 비롯해 열차감시원 자격과 교육 기준을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작업자가 열차를 피할 수 있는 대피공간과 출입문을 추가로 확보하고, 열차 접근 등을 감지해 경고하는 신체 감응형 경보장치를 착용하는 방안도 안전대책에 포함됐다.
국가철도공단에는 선로 위험지역 바깥쪽에 작업자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와 대피공간이 충분히 확보돼 있는지 전수 조사하고, 철도 작업장 출입문과 관련된 정보를 현장에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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