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더 위험한 ‘디클로로메탄’...밀폐공간 급성중독 주의
이정자 기자
safe8583@daum.net | 2026-08-10 15:30:50
[매일안전신문=이정자 기자]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금속 세척제나 페인트 제거제 등에 사용되는 ‘디클로로메탄’ 취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높아지면 물질의 휘발이 빨라져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작업공간에 고농도 증기가 형성될 수 있고, 이를 다량으로 흡입할 경우 의식을 잃거나 질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최근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디클로로메탄에 의한 급성중독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해당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사업장에 철저한 안전관리를 10일 당부했다.
디클로로메탄은 ‘염화메틸렌’ 또는 ‘메틸렌 클로라이드’로 불리는 화학물질로 금속 세척을 비롯해 방수제, 페인트 제거제 등 산업현장의 다양한 작업에 사용된다.
인체에 다량으로 흡수되면 어지럼증과 두통, 혼미 등 중추신경계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체내에서 일산화탄소를 만들어 혈액이 산소를 운반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심각한 경우 질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여름철에는 이 같은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디클로로메탄은 끓는점이 낮아 기온이 높은 환경에서 쉽게 증발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 공간이나 밀폐된 실내처럼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서 작업하면 짧은 시간에도 디클로로메탄 가스의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장기간 폭염이 계속되는 시기에는 작업장 환기와 작업자 보호조치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디클로로메탄을 취급하다 노동자가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페인트가 묻은 제품을 디클로로메탄 세척조에서 꺼낸 뒤 에어건(공기분사기)을 이용해 이물질을 제거하던 작업자 1명이 급성중독으로 쓰러져 숨졌다. 2024년에는 지하 기계실에서 방수공사를 진행하던 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사례 모두 디클로로메탄 취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급성중독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중독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특성과 위험성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사업주는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통해 디클로로메탄의 유해성과 취급 시 주의사항을 확인하고 작업자에게 관련 내용을 충분히 교육해야 한다.
작업 중에는 국소배기장치를 정상적으로 가동해 가스가 작업공간에 축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방수공사처럼 밀폐돼 있거나 자연환기가 어려운 장소에서는 급기팬과 배기팬 등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충분한 환기를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작업자에게 송기마스크 등 적절한 호흡보호구를 지급하고 반드시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한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화학물질로 인한 급성중독 사고를 줄이기 위해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업보건 컨설팅과 환기장치 성능평가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종류와 작업자의 노출 수준 등을 분석해 제공하는 ‘화학물질 노출정보 알리미’ 서비스도 무료로 운영한다. 이용을 원하는 사업주나 노동자는 산업안전포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김현중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여름철에는 디클로로메탄의 휘발성으로 인한 급성중독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사업장에서는 급성중독 사고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TBM)를 통해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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