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동일 업체 수의계약 제한…기초 연 5회·2억원 한도 신설
기초 지방정부 연 5회·2억원, 광역 지방정부 연 7회·3억원 초과 제한
이상훈 기자
newssanjae12@naver.com | 2026-08-13 15:18:44
행정안전부가 지방정부의 동일 업체 대상 1인 견적 수의계약에 횟수와 금액 한도를 신설한다. 기초 지방정부는 동일 업체와 연 5회 또는 2억원, 광역 지방정부는 연 7회 또는 3억원을 초과해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게 된다.
행안부는 13일 일부 지방의원의 수의계약 특혜 의혹과 지방정부 회계 담당 공무원의 공금 횡령 사건에 대응해 수의계약 제도와 공금 관리 체계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이 집중되는 것을 제한하는 한편 전국 지방정부의 공금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지출 시스템의 사전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현행 지방계약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이 해당 지방정부와 영리를 목적으로 계약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계열회사 등 일정한 관계에 있는 사업자가 해당 지방정부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제한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되는 지방계약법 제33조에도 같은 계약 제한 대상이 규정돼 있다.
이해충돌방지법도 수의계약 상대방에 대한 별도 제한을 두고 있다. 해당 지방정부 등을 감사하거나 조사하는 지방의회의원을 비롯해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이들이 대표자인 법인·단체와 일정한 특수관계사업자 등이 제한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대책에서는 이 같은 계약 상대방에 따른 제한과 별도로 동일 업체와 반복적으로 체결하는 1인 견적 수의계약에 횟수와 금액 기준을 도입한다. 일반 기업은 추정가격 2천만원 이하의 1인 견적 수의계약이 대상이며 청년창업·여성·장애인 기업 등은 5천만원 이하 계약까지 포함된다. 기초 지방정부에는 세종과 제주도 포함된다.
다만 지역 내 업체 수가 부족한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지방정부 계약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한도를 넘는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다. 각 지방정부는 행안부가 정한 최대한도 범위에서 자체 한도를 설정할 수 있다.
예외 적용 과정에 대한 공개와 점검도 강화한다. 계약심의위원회가 한도 초과 계약을 심의한 결과는 지방정부 누리집에 공개하고 분기별로 상급 기관에 보고한다. 상급 기관은 보고 내용의 사실 여부 등을 확인해 필요한 경우 감사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할 계획이다.
수의계약 정보 공개 범위도 확대한다. 현재 지방정부 누리집을 통해 업체명과 대표자, 주소 등의 수의계약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일부 지방정부에서 필수 정보가 누락되거나 업체 식별이 어려운 사례가 나타남에 따라 공개 항목 전체를 명확히 표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업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사업자등록번호도 공개 항목에 추가한다.
지방의원의 사적 이해관계를 관리하는 제도도 강화한다. 행안부는 연내 제정을 추진하는 「지방의회법」에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지방의원의 겸직 신고 내용과 영리 행위의 연관성을 심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심사 결과에 따라 겸직 직위 휴직 권고와 관련 상임위원회 보임 금지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방의원의 사적 이해관계자 등록과 공개도 의무화한다. 지방정부가 지방의원의 사적 이해관계자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경우 해당 지방의원이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사전 신고하고 위원회가 계약이 부적정하다고 판단하면 지방정부에 재검토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금 횡령 방지를 위한 전수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 4일 전국 지방정부에 공금관리 전수점검을 실시하도록 요청했다. 내부통제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읍·면·동과 사업소, 시·군·구 순으로 점검하고 거래처명과 예금주명이 다른 거래, 담당 공무원 명의가 포함된 거래, 지방정부 명의 보통예금계좌의 부정 이용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한다.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공금 이상거래 점검도 정례화한다. 행안부는 금고은행과 협업해 점검에 필요한 데이터와 매뉴얼을 지방정부에 제공했으며 전수점검 이후 상시 점검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공금 지급 과정에서는 전자대금청구시스템인 ‘e호조+빌’ 이용을 의무화한다. 이 시스템은 사업자가 직접 계좌정보를 등록하고 대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회계 담당 공무원이 거래처 계좌정보를 임의로 입력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 행안부는 오는 9월까지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을 개정해 시스템 의무 이용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출 단계의 계좌 검증 기능도 강화한다. 실제 지급 계좌와 시스템에 등록된 계좌의 예금주가 일치하지 않으면 지출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고 계약 상대방에게 직접 지급해야 하는 공사대금 등이 지방정부 명의 보통예금계좌로 이체되지 않도록 시스템 통제를 강화한다.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인 ‘청백-e’에는 지출시스템에서 확인된 공금 이상거래 정보를 연계해 지방정부 회계감사에 활용한다. 지출 결재권자와 사업·회계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금 횡령 예방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편법적 수의계약과 공금 횡령은 지방정부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문제”라며 “이번 대책을 통해 계약 관리와 공금 집행 전반의 취약 요인을 근본적으로 보완해 비리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제도·시스템 개선을 통해 주민이 신뢰하는 투명한 지방정부 구현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