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조사결과]시흥 편의점 보복살인·방화 30대, 항소심서 무기징역
1심 징역 45년 파기…법원,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함께 선고
이상훈 기자
newssanjae12@naver.com | 2026-05-26 14:58:16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전처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한 데 앙심을 품고 근무 중이던 편의점을 찾아가 살해한 뒤 불을 지른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등법원 형사14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보복살인 등 혐의와 현존건조물방화치사, 강간, 유사강간 및 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함께 명령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 1일 오전 1시 11분께 경기 시흥시 한 편의점에서 발생했다. A씨는 당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전처 B씨를 흉기로 찌른 뒤 미리 준비한 인화성 물질을 뿌려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항소심에서 주목된 부분은 범행 전후의 경위다. A씨는 2024년 B씨와 이혼한 뒤 지난해 3월 B씨를 협박해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같은 달 24일 경찰에 신고하자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법원은 이후 피해자 100m 이내 접근금지 임시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접근금지 조치 이후에도 범행은 막히지 않았다. A씨는 자신을 신고한 B씨에게 보복할 목적으로 인화성 물질 등을 준비한 뒤 B씨가 일하던 편의점을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전후 정황을 토대로 애초 적용했던 살인 혐의를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범죄 혐의로 변경해 검찰에 송치했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45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범행 사흘 전부터 렌터카를 빌리고 흉기와 인화성 물질을 준비한 점,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점, 방화로 추가 인명피해 위험이 발생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양형 사유로 들었다.
검찰과 A씨는 각각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1심 형량이 가볍고 재범 위험이 크다며 전자장치 부착 명령 필요성을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원심을 유지할 수 없다고 보고 변론을 다시 진행한 뒤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특정범죄가중법은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해 고소·고발, 진술, 증언 등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경우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법상 현주건조물 등 방화죄는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 등에 불을 놓아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보복 목적의 강력범죄는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고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이 구형한 사형에 대해서는 유사 사건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생명을 박탈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를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재범을 막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속죄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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