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침수된 건물 “소방서, 소형펌프 하나만 제공... 배수조치 진척 없어”
박서경 기자
psk43j@naver.com | 2022-08-11 15:38:41
[매일안전신문=박서경 기자] 수도권·중부지역에 집중호우가 휩쓸고 지나간 후, 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침수 피해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민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8일 중부지방과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해 서울 일대의 도로가 침수됐다.
이번 호우로 인한 서울시 자치구별 피해 현황 잠정 집계결과에 따르면, 주택·상가침수 3430건, 도로침수 224건, 산사태 10건 등의 피해가 나타났으며, 사망 5명, 실종 4명, 부상 1명의 인명피해와 다수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1일 현재 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침수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복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침수 피해를 입은 시민들은 건물 지하에 들어찬 물을 빨리 퍼내야 하는 상황이지만, 물을 뺄 수 있는 장비를 지원받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번 폭우로 피해를 입은 박종성 삼양빌딩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8일 폭우로 강남대로 뒤 이면도로 하수도 물이 역류하면서 건물에 물이 들이찼고, 불과 2시간 만에 건물 지하 1~3층이 침수됐다”며 당시 긴급한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빌딩은 지하 1층에 코인노래방을 운영 중이었으며, 지하 3층은 공용전기 시설이 있는 곳이다. 당시 침수로 인해 지하 1~3층은 출입이 불가했고, 전기실이 있는 지하 3층이 완전 침수됨에 따라 현재까지도 건물의 복도·계단·화장실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엘리베이터도 운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 대표는 “8일부터 신고를 여러차례 했지만 소방서 및 지자체에서는 배수 조치를 제대로 취해주지 않고, 지난 10일 작은 소형펌프 하나만을 주며 설치도 해주지 않았다”라며 “해당 소형펌프를 우리가 직접 설치했고, 소형펌프 하나로는 부족해서 우리가 자체적으로 2개의 펌프를 따로 힘들게 구해야 했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4일째 배수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옆쪽 다른 빌딩은 배수 작업이 이뤄지는 걸 봤다”며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전기실 등의 침수로 인해 감전사고나 여러 가지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고, 영업자체가 아예 중단되는 문제가 동반되고 있어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며 “2차 피해 예방 등을 위해 빠른 조치가 필요하고, 최소 재난대비 장비가 적극적으로 지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날 현장에 방문한 소방 관계자는 설비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11일 오전 8시 30분경 삼양빌딩 측 신고로 출동한 소방관은 “저희도 정말 해드리고 싶은데 소방차에 물을 퍼낼 수 있는 설비 자체가 없다”라며 “저희도 펌프 하나 있었던 것이 구청에서 빌려와서 드린 것이었고 그게 가지고 있던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실종자 수색 등으로 인력이 다 빠져 있는데다가, 지금 몇 백 개 되는 건물이 침수된 상황이라 일일이 설치해드릴 수 없었다”라며 “어제만 해도 출동이 20건 이상 이뤄졌다”라고 전했다.
또한 형평성 문제에 대해서는 “그건 사설업체를 불러서 하는 것 같다”라며 “다른 곳에서는 사설업체를 불러서 대형펌프를 이용해서 푸는 곳도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렇듯 침수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조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배수 장비 보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황이 급한 사람들은 업체를 부르거나 장비를 따로 구하는 등 개인이 알아서 복구에 힘을 쓰고 있다.
박 대표는 “약 10년 전에도 침수되는 일이 있었는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났다”라며 “하수도관이 너무 작아 폭우에 속수무책인데 지자체와 정부에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런 재난을 입었다”라고 지적하며 적극적인 지원과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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