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쥔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인가, 경찰 독립성 훼손인가...국민 안전이 최우선 기준돼야
신윤희 기자
peoplesafe@peoplesafe.kr | 2022-06-27 14:41:43
김 청장은 27일 입장문을 내 “경찰청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결과, 현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 논의와 관련해 국민의 입장에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지 못해 송구하다”면서 “‘국민을 위한 경찰의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심 어린 열정을 보여준 경찰 동료들께도 깊은 감사와 함께 그러한 염원에 끝까지 부응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앞서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지난 21일 브리핑을 통해 경찰의 민주적 관리·운영과 효율적 업무수행을 위해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지원조직 신설과 행안부장관의 소속 청장에 대한 지휘 규칙 제정, 경찰 인사절차 투명화, 감찰 및 징계제도 개선 등을 권고했다.
김 청장은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 사회는 경찰의 중립성과 민주성 강화야말로 국민의 경찰로 나아가는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현행 경찰법 체계는 그러한 국민적 염원이 담겨 탄생한 것으로 이러한 제도적 기반 위에서 경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된 치안을 인정받을 정도로 발전을 이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고안은 이러한 경찰제도의 근간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그간 경찰은 그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고려해 폭넓은 의견 수렴과 심도 깊은 검토 및논의가 필요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고 덧붙였다.
김청장은 지난 주말 이 장관과 장시간 통화를 통해 경찰 제도개선에 대한 우려 등을 전했으나 개선안 강행 의사를 확인하고 사의로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김 청장의 사표 수리를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이날 “사임은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행안부 내 경찰관련 지원조직 신설과 '소속청장에 대한 지휘규칙’ 제정 및 인사절차의 투명화는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면서 “7월15일까지 최종안을 마련해 발표하고 관련규정 제·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권고안 강행 의사를 밝혔다.
그는 “역대 정부의 경찰에 대한 지휘·감독 방식의 문제와 함께 최근 경찰의 권한이 급격하게 확대·강화돼 경찰의 관리체계 개편과 수사역량 강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현정부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행안부 장관을 통해 경찰을 지휘하도록 하고 민정수석과 치안비서관을 폐지한만큼 행안부 내 경찰 지휘·감독을 위한 ‘필요 최소한’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다만 자문위가 권고안에서 행안부 장관의 감찰 및 징계권 강화를 주문한 데 대해서는 법률 개정이 필요한만큼 추가 논의를 거쳐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제도개선 자문위 위원장을 맡은 황정근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찰청은 ‘경찰부’가 아니라 ‘행정안전부 소속 외청’이다. 현재의 국가경찰위원회는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이 아니라 ‘행정안전부 소속 심의의결기관’(자문기관)으로서, 경찰청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없다”면서 “중소기업청, 노동청, 환경청이 부로 승격된 것처럼 만약 경찰청을 장관급 ‘경찰부’로 승격시켜주면, 그것도 정권 하수인이 되는 것이고, 경찰의 정치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대할 것인가 묻고싶다”고 지적했다. 국무위원인 행안부장 지휘를 받는 경찰과 국무위원인 경찰부장관 지휘를 받는 경찰이 다른 것일 수 없다는 논리다.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및 치안비서관의 폐지, 검경수사권의 조정으로 인한 경찰 수사권의 확대, 책임장관제 실시 등으로 인하여 행안부장관의 행정수요가 증가하여 정부가 행안부에 정식 직제로 ‘경찰정책관(가칭)’을 두는 것을 검토하게 된 것”이라며 “ 행안부장관이 종전처럼 경찰에서 파견 나온 치안정책관 도움을 받아서 권한을 행사하든, 정식 직제를 신설하여 보좌를 받아서 권한을 행사하든, 그것은 경찰청장의 권한을 빼앗아오는 것도 아니고, 법률에 없는 권한을 행사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 시절 검경수사권 조정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통해 검찰 권한을 대폭 줄이고 경찰 수사권 등을 크게 강화한 이상 국민 안전과 인권보호를 위한 방향으로 적절한 통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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