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추정” 서둘렀나…제주 실종 여성 사인은 결국 ‘불명’
이상훈 기자
newssanjae12@naver.com | 2026-08-31 14:40:44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제주에서 실종된 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의 정확한 사망 원인이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시신 발견 직후 범죄 피해 가능성이 낮다며 목맴에 의한 사망 가능성에 무게를 뒀지만, 국가수사본부는 시신 부패로 사인을 특정하지 못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31일 경찰청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여성의 사망 원인에 대해 “시신 부패로 인해 사인 불명으로 확인됐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여성은 지난 24일 오전 10시 46분께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됐다. 지난 5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후 104일 만이었다. 발견 장소에서는 실종 당시 소지했던 휴대전화와 일부 소지품도 함께 확인됐다.
경찰은 발견 당일 현장 상황 등을 토대로 범죄 피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에도 부검 소견과 현장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목맴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다만 부검만으로 정확한 사인은 특정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감정 결과 신체 일부에서 골절이 확인됐지만 시신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사망 원인을 확정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찰의 현재 공식 수사는 특정 사망 원인을 전제로 하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사망 당시 상황을 추가로 확인하기 위해 지난 27일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 농장에서 현장 재연 실험도 진행했다. 당시 발견 상황을 토대로 야자수 줄기의 강도와 현장 조건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연 실험 결과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밀 감식의 일환으로 재연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전문적인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연 내용은 수사팀에 전달돼 사망 경위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를 둘러싼 의문도 이어지고 있다. 현장은 여성의 장기 투숙 숙소에서 직선거리 500m가 채 되지 않는 야자수 농장으로, 주변에 가로등이 거의 없고 야간에는 인적이 드문 곳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실종 이후 행적과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별개로 해당 여성 등의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이 처리한 실종 사건 298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쳤으며 조사 결과도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홍 본부장은 최근 제주지역 실종 사건 처리 논란과 관련해 “일부 담당자의 일탈뿐 아니라 저를 포함한 관리자의 지휘·감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수사 역량 강화와 조직문화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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