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윤창호법위반, '위헌'이라는 면죄부 통하지 않는다… 음주 재범을 심판하는 숨은 양형 공식
박민희 변호사
peopelsafe@peoplesafe.kr | 2026-06-05 10:00:30
[매일안전신문] 대법원 사법연감의 수치처럼 음주운전 재범자를 바라보는 사법부의 시선은 날로 매서워지고 있다. 과거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윤창호법(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 위헌 결정을 내렸을 때 많은 이들은 처벌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 오해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게 흘러갔다. 위헌 결정으로 처벌 기준이 느슨해진 게 아니라, 재판부가 개별 사건의 사정을 더 꼼꼼하게 따지기 시작하면서 실질적 엄벌 기조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법리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입법부의 움직임도 완료됐다. 헌재가 "과거 범죄와 아무런 시간적 제한을 두지 않고 무조건 가중 처벌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 위배"라고 지적하자, 국회는 곧바로 법안을 개정했다. 새 기준에 따르면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거부로 처벌받은 지 10년 이내에 다시 적발될 경우 가중 처벌을 받는다. 구체적으로는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10년 이내 재범'이라는 명확한 테두리가 생기면서 상습 운전자에 대한 사법적 단죄의 그물망은 더욱 견고해졌다.
하급심 재판부들은 개정 윤창호법 적용 과정에서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 조건을 한층 무겁게 반영하고 있다. 범행 후 정황이나 상습성을 엄중히 해석해 법정형 상한선에 가까운 실형을 선고하는 추세다. 위헌 소지가 해소되고 구체적 처벌 수치가 조문에 박힌 만큼 실질적 가중 요인이 과거보다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10년 내 재범이라는 조문 앞에서는 안이한 변명과 막연한 낙관을 버려야 한다. 대신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인적·물적 위험성을 구체적 정황으로 어떻게 낮추었는지 증명해야 한다. 단순히 반성문이나 탄원서 몇 장은 형식적 참작 사유일 뿐, 실질적으로 형량을 낮추는 지름길이 못 된다. 재판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범행 당시 차량을 움직인 거리, 대리기사를 호출하며 법을 지키려 한 흔적, 알코올 의존증 치료 내역처럼 재범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동분서주한 검증 가능한 증거뿐이다.
단속 당시의 정밀한 사실관계 검증을 통해 재판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 음주운전 처벌의 대전제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이며, 이 수치 자체의 허점을 밝히는 것이 포인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운전 종료 시점과 호흡 측정 시점 사이의 시간차를 파고드는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 법리다. 재판부는 음주 후 약 30~90분 사이를 농도가 오르는 상승기로 본다. 최종 음주 직후 운전하다 곧바로 단속됐다면, 측정 당시 수치가 기준치(0.03%)를 살짝 넘겼어도 '운전할 당시'에는 기준치 미만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검찰이 사후 계산법인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할 때 피고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수치를 대입해 무리하게 기소했다면, 이를 바탕으로 무죄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실무에서 형량의 향방을 가르는 것은 개정된 법률의 맹점을 파고드는 말장난이 아니라, 사건 당시 피고인이 처했던 불가피한 상황과 다시는 운전대를 잡지 않겠다는 확고한 노력을 증명하는 객관적 지표들이다. 엄벌 기조를 방어하려면 수사 초기부터 천편일률적 방어 문구를 버리고, 해당 사건에만 특화된 정황 증거를 치밀하게 쌓아 올려야 원하는 결과를 담보할 수 있다.
/로엘 법무법인 박민희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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