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물 사이트 개설 ‘독립 범죄화’ 검토…광고·운영계좌도 차단
사이트 개설 독립범죄화 검토…불법사이트 특별수사팀 신설·집중수사
이상훈 기자
newssanjae12@naver.com | 2026-08-20 14:18:40
정부가 불법촬영물 유통 사이트의 개설 행위 자체를 독립 범죄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광고 금지와 운영계좌 거래정지, 긴급 접속차단 등을 연계한 통합 대응에 나선다. 기존 피해 영상 삭제 중심의 대응에서 사이트 운영자 수사와 수익원 차단, 신속 차단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관계부처가 마련한 ‘불법촬영물등 유통 사이트 심층분석을 통한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은 처벌·수사 강화, 불법사이트 제재, 신속 탐지·차단, 예방 및 통합 대응체계 구축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정부가 피해지원 과정에서 확보한 3만4628개 URL을 분석한 결과 6683개가 음란물 유통 목적의 활성 불법사이트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3832개는 국내 상용망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상태였다.
한국어로 운영되거나 한국 관련 카테고리를 둔 사이트는 1316개였으며, 이들 사이트에 게시된 한국인 관련 영상은 약 215만개로 추정됐다. 피해자의 이름과 직업, 거주지역,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 연락처 등 신상정보가 함께 유출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대책 마련에는 반복적인 재유포와 삭제 불응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 경찰 수사로 이어진 디지털성범죄는 최근 5년간 1만7716건 발생했으며 지난해 삭제 불응률은 28.5%였다. 분석 대상 불법사이트의 99% 이상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국내 제재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우선 불법사이트 개설 행위를 별도 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성폭력처벌법 개정을 검토한다. 현재 사이트 개설·운영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운영자가 방조범으로 처벌되는 등의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무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관련 입법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하반기 ‘불법사이트 특별수사팀’을 신설해 운영자와 총책에 대한 집중수사에 나선다. 사이트 구조와 홍보채널, 연계된 도박사이트 등을 추적하고 해외 수사기관 및 국제기구와의 공조도 이어갈 계획이다.
불법사이트의 수익원도 차단한다. 정부 분석 결과 경찰이 검거한 126개 사이트 가운데 수익이 확인된 117곳의 범죄수익은 약 304억원이었다. 불법촬영물 유통 사이트에는 평균 34.7개의 도박 배너광고가 게시된 것으로 조사됐다.
성평등가족부는 오는 9월부터 불법촬영물 유통 사이트에 일반 광고와 다른 불법사이트로 연결되는 배너·제휴 링크 등의 광고를 금지하는 제도를 추진한다. 금융위원회와 경찰청은 불법사이트 운영에 이용된 계좌의 거래를 정지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삭제 요청을 계속 거부하는 사이트에 대한 긴급차단 제도도 도입한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기간통신사업자에게 직접 접속차단을 요청할 수 있도록 성폭력방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도메인을 수시로 변경해 차단을 피하는 불법사이트에 대응하기 위한 AI 기반 탐지·분석 시스템도 구축한다. 정부는 사이트 간 동일성과 운영구조를 분석해 유사사이트 신속 차단과 수사 연계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일정 사업자가 불법촬영물 유통 사실을 인식한 경우 삭제나 접속차단 등 유통방지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대책은 여기에 사이트 개설자 처벌과 광고·계좌 차단, 해외 사업자 대응 등을 추가해 불법사이트 자체를 무력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범정부 디지털성범죄 대응 협의체와 실무협의체를 통해 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2027년부터 불법사이트 탐지·차단과 불법광고 제재 등을 담당하는 상시 대응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피해지원과 사업자 제재, 수사 관련 제도를 통합하는 ‘디지털성범죄 대응 특별법’ 제정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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