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식품알레르기 지속...출생 당시 태반 유전자 조절 특성과 연관

소아 1518명 만 7세까지 추적...알레르기 경과 4개 유형 분류
식품알레르기 지속 아동 천식 진단율 15%...조기 예측 연구 필요

이종삼 기자

peoplesafe@peoplesafe.kr | 2026-10-26 14:10:32

▲ 출생 당시 태반의 특징이 소아 식품알레르기 지속성과 연관이 있는 거승로 조사됐다.(사진: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종삼 기자] 영유아기에 발생한 식품알레르기가 성장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현상이 출생 당시 태반의 유전자 조절 특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알레르기가 장기간 지속된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천식 진단 비율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출생 코호트에 참여한 아동 1518명을 만 7세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식품알레르기의 지속 여부에 따라 태반의 후성유전학적 특성과 면역 반응에서 차이가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식품알레르기는 특정 음식에 대해 면역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질환으로, 주로 영유아기에 나타난다. 성장하면서 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아동은 학령기까지 알레르기가 이어진다.

식품알레르기가 오래 지속되면 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 등 다른 알레르기질환이 함께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증상의 경과를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이 지원하는 호흡기알레르기질환 출생코호트(COCOA)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책임자는 국립중앙의료원 홍수종 교수다.

연구진은 아동별 식품알레르기 발생 시점과 증상 지속 기간 등을 분석해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전체 조사 대상의 89.9%는 식품알레르기가 나타나지 않은 집단이었다. 영유아기에 알레르기가 발생했다가 비교적 빠르게 호전된 아동은 5.0%, 만 7세까지 증상이 지속된 아동은 4.2%로 분류됐다. 알레르기가 발생한 뒤 늦은 시기에 호전된 경우는 1.0%였다.

유형별 태반 분석에서는 식품알레르기가 장기간 이어진 아동에게서 특정 유전자의 DNA 메틸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차이가 확인된 유전자는 RPS6KA2와 GCSAML이다. DNA 메틸화는 유전자의 염기서열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후성유전학적 작용을 의미한다.

식품알레르기가 만 7세까지 지속된 집단은 알레르기가 없거나 조기에 호전된 집단보다 출생 당시 태반에서 해당 유전자와 관련된 메틸화 변화가 높게 관찰됐다.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면역학적 특성에도 차이가 있었다. 식품알레르기가 지속된 아동은 알레르기가 발생하지 않은 아동과 비교해 만 3세와 7세에 알레르기성 염증과 관련된 면역 반응 물질의 수준이 높았다.

반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물질은 만 3세 시점에서 알레르기가 늦게 호전된 아동보다 낮게 측정됐다.

천식 진단 비율에서도 집단 간 차이가 확인됐다. 만 7세를 기준으로 식품알레르기가 지속된 아동의 천식 진단율은 15%로 나타났다. 이는 식품알레르기가 없었던 아동의 천식 진단율인 2.3%보다 약 6.5배 높은 수치다.

연구진은 태반에서 관찰된 유전자 조절 변화가 일부 알레르기 및 면역 관련 검사 결과와도 연관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생물학적 차이가 식품알레르기를 직접 유발하거나 지속시키는 원인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다.

연구 결과는 출생 전 형성된 생물학적 특성과 성장 과정의 면역체계 발달이 식품알레르기의 경과에 함께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구체적인 작용 기전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홍수종 국립중앙의료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히 어린 시기에 시작해 지속되는 식품알레르기가 향후 소아 천식 위험을 높인다는 점과, 그 기전으로 태반 후성유전학적 특성과 이후의 면역조절 이상이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이번 결과는 소아 식품알레르기 증상이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식품 알레르기의 지속성이 임상 증상이 나타난 이후 현상만으로 설명되기 보다 출생 전부터 존재하는 생물학적 차이와 이후 면역발달이 함께 관련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부장은 “이를 활용한 알레르기 지속 위험이 높은 소아를 조기에 진단하여 자연경과를 예측하는 고위험군 중심의 예방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알레르기·면역학 분야 국제학술지 'Allergy'에 지난 9월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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