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주택 전세로 전환한다…임대인에 월 수익·임차인에 보증금 반환

국토부·HUG, 4일 첫 임대인 모집공고…임대인·임차인·HUG 3자 계약 체결

이상훈 기자

newssanjae12@naver.com | 2026-11-04 11:17:24

▲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인포그래픽 [국토교통부 제공][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임차인이 전세보증금 상당액을 집주인이 아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맡기고, 계약이 끝나면 HUG로부터 직접 돌려받는 새로운 임대차 제도가 도입된다.

 

국토교통부와 HUG는 4일 시중 월세 주택을 전세로 전환해 공급하는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의 첫 임대인 모집공고를 내고 상시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임대인은 HUG로부터 연 4.35%의 약정 수익을 매월 지급받으며, 임차인은 보증금 상당액을 HUG에 예치하는 방식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 8월 13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다. 국토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계약 구조와 참여 요건, 임대인 지원방안 등을 마련했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임대인과 임차인, HUG가 3자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다. 임차인이 보증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HUG에 예치하면 HUG가 이를 운용해 임대인에게 매월 수익을 지급하고,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면 예치금을 임차인에게 직접 반환한다.

 

임대인이 보증금 상당액을 직접 받거나 반환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전세계약과 차이가 있다. 계약은 민법상 보증금 없는 월세 형태로 구성되지만, 임차인은 전세형을 선택하면 별도의 월세를 내지 않고 거주할 수 있다.

 

임대인에게 지급되는 수익률은 이번 모집공고 기준 세전 연 4.35%다. HUG는 임대차 계약기간 동안 약정 수익을 매월 지급하며, 해당 수익률은 계약 갱신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향후 신규 모집공고의 수익률은 시장금리 등을 반영해 반기별로 제시할 예정이다.

 

사업 참여에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소득·자산 제한이 없다. 개인과 법인 임대인 모두 참여할 수 있으며, 임대사업자 등록 여부도 신청 자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대상 주택은 가격이 20억원 이하여야 하고, 기존 선순위 부채비율이 주택가격의 80% 이하여야 한다. 주택 유형에는 별도 제한을 두지 않지만, 국세·지방세 체납 등으로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

 

임차인이 HUG에 맡기는 예치금은 적정 전세 시세 이내로 제한된다. 월세가 없는 전세형 외에도 일정 금액을 예치하고 별도 월세를 부담하는 준전세형 계약이 허용된다. 다만 준전세형의 월세는 예치금의 240분의 1보다 적어야 하며,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직접 지급한다.

 

예치금은 임대차계약 체결 시 10%, 입주 시 나머지 90%를 HUG 전용 계좌에 납부한다. 임대인의 채무로 주택에 압류나 경매가 발생하더라도 예치금은 HUG가 보관하고 반환하는 구조다.

 

다만 주택 훼손 등에 따른 분쟁이 발생해 임대인이 합리적인 사유로 이의를 제기하면 HUG가 예치금 일부의 반환을 유보할 수 있다. 계약 종료 후 2개월 이내에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유보금은 법원에 공탁된다.

 

안심신탁 임대차계약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된다.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과 대항력 등 기존 임대차계약의 법적 보호를 받는다. 계약갱신요구권은 법정 요건에 따라 한 차례 행사할 수 있으며,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정해져 있다.

 

임대료 증액청구 역시 법률상 5% 상한이 적용되며, 임대차계약 체결 또는 직전 증액 후 1년 이내에는 증액을 청구할 수 없다.

 

임대인에 대한 세제 지원도 추진된다. 정부는 HUG가 지급하는 월 수익에 대해 소득세·법인세의 50%를 감면하고, 감면 세액에 부과되는 농어촌특별세를 비과세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해당 혜택은 조세특례제한법과 농어촌특별세법 등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정부는 2027년 발생 임대소득의 신고 시점인 2028년 5월 이전에 입법을 완료할 계획이다.

 

임대차계약 종료 후 공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후속 안심신탁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최대 2개월분의 월 수익을 지원한다. 해당 지원금은 후속 임차인의 입주가 완료된 이후 임대인이 신청하면 일괄 지급되며, 당사자 간 합의에 따른 중도해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일정 요건을 갖춘 주택연금 가입자가 규제지역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면서 안심신탁 계약을 체결한 경우 주택연금 실거주 의무의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세부 적용 요건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임차인의 예치금 마련을 위한 금융지원도 준비한다.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보증을 활용한 전용 전세대출을 지원하고, 소득·자산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주택도시기금 버팀목 대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연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임차인의 예치금을 HUG가 직접 반환하는 구조인 만큼 기존 전세보증금반환보증과 임대보증금보증에 별도로 가입할 필요가 없어 관련 보증료 부담도 발생하지 않는다.

 

사업 참여를 원하는 임대인은 4일부터 HUG 안심전세포털과 전국 HUG 지사에서 신청할 수 있다. 임차인이 정해지지 않은 주택도 신청할 수 있으며, 임대인이 희망하면 HUG 홈페이지에 주택 소재지와 면적, 임대조건 등을 등록해 임차인 모집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신청 이후에는 주택 요건 검증과 3자 계약 체결, 예치금 납부 등의 절차를 거쳐 2027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은 “제도도입 초기인 만큼 사업 운영 단계에 차질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임대인·임차인에 대한 참여 혜택을 제공하여,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이 임대차 시장의 또 하나의 계약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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