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 칼럼] 노동조합의 데이터 통제권 요구: 단체협약의 새로운 격전지

손한식 노무사

peopelsafe@peoplesafe.kr | 2026-08-27 09:00:16

 

[매일안전신문] 이제 노동조합은 임금 인상만큼이나 '알고리즘 투명성'과 '데이터 주권'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AI가 수집하는 데이터가 성과 평가, 인력 배치, 나아가 구조조정의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합원들은 이를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근로조건의 근본적 변화로 인식하고 있다. 이 인식은 옳다.

AI 도입 과정에서 근로자 측과의 협의를 생략한다면, 이는 '노동조합법'상 성실교섭 의무 위반이나 부당노동행위로 번져 극심한 노사 분규의 씨앗이 될 수 있다. 특히 AI가 '근로조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경우, 이는 의무적 교섭 사항이 된다. 경영진이 이를 단순한 경영 판단의 영역으로 치부하는 순간, 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 판정이라는 전례 없는 리스크를 마주하게 된다.

데이터 주권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사 상생을 위한 '디지털 단체협약'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술 도입 단계부터 노조 대표를 참여시키는 '노사 공동 AI 위원회'를 구성하여 알고리즘의 운영 원칙을 사전에 공유하는 것이 감시 논란을 차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위원회는 AI 시스템의 정기 감사 결과를 공유 받고,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협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

단체협약에 근로자가 자신의 평가 결과에 대해 설명을 요구할 권리를 명문화하고,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알고리즘의 핵심 소스코드는 보호하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 예컨대 어떤 행동 패턴이 '저성과'로 분류되는지는 조합 대표에게 공개하는 투명성 가이드라인을 합의로 도출하는 것을 추천한다. 갈등을 사후에 수습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소모한다. 사전에 노사 간의 합의점을 제도화하는 것만이 AI 시대의 기업 연속성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 법무법인 인사이트, 노무SOS 손한식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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