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명예훼손, 단톡방 뒷담화도 처벌받나… 당신이 몰랐던 사이버 범죄의 실체

조규원 변호사

peopelsafe@peoplesafe.kr | 2026-05-18 09:00:03

 

[매일안전신문] 스마트폰이 일상의 중심이 된 현대 사회에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이나 SNS 다이렉트 메시지는 가장 친밀한 소통의 창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밀폐된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이곳에서 무심코 내뱉은 타인에 대한 험담이 예기치 못한 형사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우리끼리 한 이야기인데 무슨 상관이냐"며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법원은 온라인 공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사적인 대화라 할지라도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묻는 추세다. 최근에는 단순한 감정 싸움을 넘어 조직적인 비방이나 성적인 비하 발언이 섞이면서 명예훼손과 모욕, 성폭법 위반이 복합적으로 얽히는 양상을 띄고 있다.

대중이 가장 빈번하게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이른바 '단톡방 뒷담화'의 전파 가능성을 간과하는 것이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한 핵심 요건 중 하나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판례에 따르면, 비록 개별적인 한 사람에게 사실을 유포했더라도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내용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친한 지인들만 모여 있는 단체 대화방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공유된 비방 내용이 외부로 흘러 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면, 이는 법적으로 '공연하게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해당하여 처벌 대상이 된다.

이때 적시된 내용이 '사실'인지 '허위'인지에 따라 처벌의 강도가 달라진다. 정보통신망법은 비방의 목적으로 사실을 드러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허위 사실일 경우에는 최대 7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많은 네티즌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하지만, 우리 법률은 타인의 사생활이나 치부를 공공연히 드러내어 사회적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공익적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개인 간의 폭로전은 사실 여부를 떠나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명예훼손과 더불어 온라인 커뮤니티나 게임 채팅창에서 자주 발생하는 범죄가 바로 모욕죄와 '통매음(통신매체이용음란죄)'이다. 구체적인 사실 적시 없이 단순히 욕설을 퍼붓거나 경멸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면 모욕죄가 적용된다. 반면,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발언을 전송했다면 이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통매음으로 처벌된다. 통매음은 명예훼손과 달리 '공연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일대일 대화방에서 단 한 번 보낸 메시지만으로도 범죄가 성립될 수 있다. 단순한 '말실수'가 아닌 '성범죄 전과'로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대단히 높다.

또한 '특정성'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피해자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닉네임이나 초성, 혹은 ‘OO구 사는 OOO’ 식의 간접적인 묘사만 사용하더라도, 주변 정황상 누구인지 유추가 가능하다면 특정성이 인정되어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익명 게시판이나 오픈 채팅방에서 상대를 지칭하며 비하하는 행위가 법망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디지털 기록은 삭제하더라도 수사 기관의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복구될 수 있으며 한 번 기록된 증거는 재판 과정에서 가해자의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수단이 된다.

사법부는 사이버 공간 내에서의 인격권 침해를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있다. 온라인의 비대면성을 방패 삼아 타인에게 가해지는 언어적 폭력은 피해자에게 지울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톡방이나 SNS가 결코 법적 사각지대가 아님을 인지하고 타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비판할 때 그것이 법적 선을 넘는 행위는 아닌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한순간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작성한 짧은 메시지가 본인의 사회적 지위와 미래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법무법인 YK 강남 주사무소 조규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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