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황혼이혼 고민된다면? 주식·아파트 손해 없이 제대로 나누는 현명한 방법
김보경 변호사
peopelsafe@peoplesafe.kr | 2026-05-06 09:00:17
[매일안전신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혼인 지속 기간 20년 이상의 부부가 갈라서는 이른바 ‘황혼이혼’은 비중은 전체 이혼의 삼분의 일을 상회하며, 특히 30년 이상 함께한 부부의 이혼 건수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자립이 보장되지 않는 이혼은 오히려 노년의 삶을 위협하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 이혼은 양육권보다는 단연 재산분할에 집중한다.
황혼이혼의 재산분할은 신혼이나 중년기의 이혼과는 양상이 판이하게 다르다. 혼인 기간이 길수록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의 범위가 넓고 가사 노동이나 육아에 전념한 배우자의 기여도 역시 최대 50%까지 인정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은퇴 자산과 부동산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년층의 특성상, 이를 어떻게 공평하고 효율적으로 나누느냐가 이혼 후 삶의 질을 결정짓는다. 많은 이들이 단순히 절반으로 나누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재산의 형태에 따라 분할 방식이 복잡해지며 자칫 잘못하면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경제적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대표적인 쟁점은 부동산이다. 한국 가정에서 주택은 총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대개 실거주 중인 아파트 한 채가 유일한 큰 자산인 경우가 많다. 부동산은 물리적으로 쪼개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개 세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첫째는 부동산을 매각하여 그 대금을 지분대로 나누는 현금화 방식이다. 가장 명확하고 깔끔한 정산법이지만, 급매로 처분할 경우 시장 가격보다 낮게 매도될 위험이 있고 양도소득세 등 세금 부담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둘째는 한쪽이 부동산의 소유권을 가져가되, 상대방의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정산해주는 방식이다. 주거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소유권을 갖는 쪽에서 당장 거액의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마지막으로는 부동산을 공유 지분으로 등기하는 방법이 있으나 이혼 후에도 재산권을 행사할 때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해 분쟁의 소지가 남으므로 실무에서는 권장되지 않는 편이다. 따라서 재산분할 방식을 정하기 전에 부동산 가액을 정확히 산정하고 세금과 대출 상환 등을 고려한 실익부터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주식이나 펀드, 코인과 같은 금융 자산 역시 까다로운 영역이다. 주식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분할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금액 차이가 크게 발생한다. 대개 재판상 이혼의 경우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가액을 산정하지만, 향후 상승 가능성이 높은 우량주나 배당주라면 단순히 매도 후 현금 분할을 하는 것이 손해일 수 있다. 이럴 때는 주식 그 자체를 계좌 이체를 통해 수량으로 분할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예금과 보험 해약 환급금 역시 혼인 기간 중 형성된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파악하여 누락 없이 분할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또한 황혼이혼에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공무원연금이나 국민연금 같은 분할연금이다. 연금은 노후의 생명줄과 같으므로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이라면 배우자의 연금 수령액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을 나눠 가질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된다. 이혼 시 별도의 합의가 없더라도 요건을 갖추면 공단에 직접 신청할 수 있는 권리이지만, 퇴직금이나 명예퇴직금처럼 일시금으로 지급되는 경우에는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기에 소송 과정에서 명확한 주장이 필요하다.
이러한 복잡한 재산 문제를 피하고자 최근 ‘졸혼’을 선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졸혼은 법적인 혼인 관계는 유지하면서 서로의 사생활을 간섭하지 않고 따로 사는 형태를 의미한다. 겉보기에는 합리적인 대안처럼 보이지만 법률적 관점에서는 매우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졸혼 상태에서는 재산분할에 대한 법적 강제력이 없으며 별거 기간이 길어질수록 추후 이혼 시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입증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또한 상대방이 별거 중 재산을 처분하거나 은닉하더라도 이를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황혼이혼은 혼인 기간이 긴 만큼 재산의 형성 과정과 기여도를 입증하는 과정이 매우 방대하고 복잡하며, 특히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형태가 다양한 자산은 분할 방식에 따라 세금이나 미래 가치 측면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 졸혼이라는 미봉책에 기대를 걸기보다는 법적 절차를 통해 재산권을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노후의 독립성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길이다. 전문가와 함께 각 재산의 특성을 고려한 최적의 분할 시나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법무법인 YK 부천 분사무소 김보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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