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노폐물 배출 ‘첫 관문’ 찾았다…IBS, 지주막 소창 최초 규명

평균 4.5㎛ 미세 배출구 확인…뇌막 림프관 거쳐 목 림프절로 이동

이상훈 기자

newssanjae12@naver.com | 2026-07-22 10: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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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왼쪽)과 연구를 주도한 홍선표 연구위원(가운데), 진철화 연구원(박사과정)(오른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뇌 속 노폐물을 실어 나르는 뇌척수액이 뇌막을 통과하는 미세 배출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 연구팀이 뇌척수액이 지주막을 빠져나와 뇌막 림프관으로 들어가는 핵심 통로인 ‘지주막 소창’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에 온라인 게재됐다.


뇌척수액은 뇌와 척수 주변을 순환하며 외부 충격으로부터 뇌를 보호하고 대사 과정에서 발생한 노폐물을 배출한다. 이 기능이 저하되면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등 신경독성 단백질이 축적될 수 있어 뇌척수액의 배출 경로는 퇴행성 뇌질환 연구의 주요 과제로 다뤄져 왔다.

 

기존 연구를 통해 뇌척수액이 뇌막과 비인두 주변 림프관을 거쳐 목의 림프절로 배출된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뇌척수액이 보호 장벽인 지주막을 통과하는 구체적인 구조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림프관을 형광으로 표시한 생쥐와 3차원 입체 영상 기술을 이용해 후각망울 주변의 뇌막 림프관이 사골판을 지나 코 안쪽 림프관과 직접 연결되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어 주사전자현미경과 형광 추적물질을 활용해 뇌척수액의 이동 과정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후각망울 주변 지주막에는 평균 직경 약 4.5㎛의 구멍이 조밀하게 분포했다. 연구팀은 이 구조를 지주막 소창으로 명명했다. 형광입자 추적 실험에서는 뇌척수액이 소창을 통과해 뇌막 림프관으로 흡수된 뒤 코 안의 림프관과 목 림프절까지 이동하는 과정이 확인됐다. 영장류의 후각망울 주변에서도 유사한 소창 구조가 관찰됐다.

 

노화에 따른 배출 경로의 변화도 확인됐다. 노화 생쥐는 젊은 생쥐보다 지주막 소창의 크기와 개수가 50∼60% 감소했다. 후각망울 주변 뇌막 림프관은 58% 줄었으며 림프관과 후각신경이 지나가는 사골판 중앙부 구멍의 면적도 64% 감소했다.

 

연구팀은 노화 생쥐의 비강에 림프관 생성을 촉진하는 VEGF-C 유전자를 담은 바이러스 벡터를 투여했다. 그 결과 후각망울 주변 뇌막 림프관이 2∼3배 늘었으며 목 림프절로 배출되는 뇌척수액의 양도 젊은 생쥐 수준으로 회복됐다.

 

다만 유전자 투여 이후에도 노화로 좁아진 지주막 소창 자체의 크기는 회복되지 않았다. 이번 실험은 노화 생쥐를 대상으로 배출 기능의 변화를 확인한 것으로 사람에게서의 치료 효과나 인지기능 개선 여부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영장류 실험 역시 지주막 소창과 유사한 구조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성과는 IBS 연구팀이 단계적으로 밝혀온 뇌척수액 배출 경로 연구의 후속 결과다. 연구팀은 2024년 비인두 림프관망이 뇌척수액을 목 림프절로 내보내는 주요 통로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2025년에는 피부 밖에서 목 부위 림프관을 기계적으로 자극해 노화 생쥐의 뇌척수액 배출량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지주막에서 림프관으로 연결되는 배출 시작 지점을 추가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지주막 소창과 사골판 통로가 퇴행성 뇌질환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분석할 계획이다. 비강을 통한 VEGF-C 유전자 투여가 실제 인지기능 저하와 질환 진행을 늦추는지도 후속 동물실험을 통해 검증한다. 영장류와 인체 조직을 활용해 사람에게도 동일한 배출 경로가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고규영 단장은 “뇌척수액이 지주막을 통과하는 경로를 밝힘으로써 뇌 노폐물 배출의 시작점부터 목 림프절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홍선표 연구위원은 “영장류에서도 동일한 구조를 확인해 사람의 뇌 청소 기전을 밝힐 단서를 확보했다”며 “인체 조직 연구와 퇴행성 뇌질환 치료 전략 연구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생명 현상의 이해를 높이고 뇌질환 연구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성과”라며 기초·원천 연구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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