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채 대응센터 "불법 상품권 예판 피해자 사기 전과 재심 지원 필요" 제언
이종삼 기자
peoplesafe@peoplesafe.kr | 2026-06-11 10:22:09
[매일안전신문=이종삼 기자] 정부가 상품권 거래를 가장한 불법사금융에 대한 단속 수위를 높이면서 관련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피해자들을 압박하던 일부 업자들이 형사처벌 가능성을 의식해 먼저 합의를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품권 예약판매 형태를 내세워 운영되던 이른바 '상품권 사채'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현금을 먼저 지급한 뒤 원금과 고액의 이자를 상품권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상품권 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고금리 대부 행위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일부 업자들은 채무자가 약속한 상품권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이를 거래 불이행으로 몰아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방식을 활용해 왔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형사 처벌 위험에 노출되며 심리적 부담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수사기관과 정부가 해당 거래를 단순 상품권 매매가 아닌 금전 대여 행위로 판단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반복적인 무등록 대부 행위에 대해 대부업법을 적용하고, 허위 사실에 기반한 고소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에 나서면서 불법 영업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TI인권 시민연대 불법사채 대응센터는 단속 이후 사채업자들이 피해자들에게 직접 연락해 합의를 제안하거나 분쟁 해결을 시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채권 회수를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면, 현재는 수사 확대와 처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의 이번 불법사금융 근절 대책이 실효성을 더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사채업자의 고소로 인해 피해자가 사기죄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청구이의의 소' 등 민사소송을 지원해 배상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불법사채 대응센터는 경제적 구제에만 머물지 말고 형사적 피해 회복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채업자의 협박과 압박으로 인해 억울하게 사기죄 전과를 갖게 된 피해자들을 위해, 법률구조공단이 '재심 청구'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진흥 센터장은 "민사상 채무 면제만으로는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기죄 전과 기록을 지울 수 없다"라며 "형식적 법리에 가려진 피해자들의 명예와 일상을 온전히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재심 청구 지원을 포함한 실질적인 구제책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