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 칼럼] 부당해고 분쟁과 AI 데이터: 법정에서 이기는 증거 관리법

박지향 노무사

peopelsafe@peoplesafe.kr | 2026-09-10 09:00:59

 

[매일안전신문] 부당해고나 부당인사명령 구제신청 사건에서 "AI 시스템의 객관적 분석 결과"라는 주장은 그 자체로 정당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대법원은 업무 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평가 결과를 기초로 대상자가 선정되었는지, 개선의 기회가 충분히 부여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다253680 판결). 이 법리에 AI를 위한 예외는 없다. 평가 도구가 사람이든 알고리즘이든 심사의 대상은 결국 그 평가의 공정성·객관성이며, 이를 입증할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 노동위원회와 법원이 산출된 수치 자체가 아니라 그 수치가 도출되기까지의 논리적 타당성을 면밀히 살펴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설명 책임은 판례상 법리에 그치지 않고, 이미 개별 법령상의 구체적 의무로도 자리 잡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의2(2024. 3. 15. 시행)는 완전히 자동화된 결정이 정보주체의 권리·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그 결정의 거부와 설명·검토 요구를 허용하고 있고,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2026. 1. 22. 시행)은 채용 등 영역의 AI를 고영향 인공지능으로 규율하며 투명성 확보 의무를 정하고 있다. 여기에 근로기준법 제27조의 해고사유 서면통지 의무가 결합되면, 통지서에 "AI 평가 하위 등급"이라고만 기재한 경우 사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었는지 자체가 다투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데이터의 증거화' 전략이 필요하다. AI가 '이직 확률'이나 '성과 저하'를 예측하였다면 그 지표가 해당 직무의 어떤 요소를 측정한 것인지, 실제 직무 수행과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인사 결정 시점의 분석 리포트를 출력·보관하는 절차를 사규화하여 사후에 근거를 재현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인사 평가 기간 중 알고리즘이 업데이트되었다면 시점별 적용 기준을 명확히 구분하여 기록하는 '알고리즘 버전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평가 도중에 기준이 바뀐 사실은 공정성 자체를 무너뜨리는 사정으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 판단을 사람이 하고 그 판단의 근거를 사람의 언어로 기록해 두는 일이다. AI는 참고자료였을 뿐 인사권자가 독자적으로 검토·결정하였다는 점이 드러나야 "AI에 판단을 맡겼다"는 반박을 차단할 수 있다.

분쟁이 발생하면 즉시 제출할 수 있도록 기술 담당자의 소명 자료를 데이터와 함께 패키징하여 상시 보관해 두는 실무적 준비를 서두르시기 바란다. 이 영역은 아직 축적된 판정 기준이 많지 않은 만큼, 자사 사건이 하나의 기준선이 될 수 있다는 각오로 대비하여야 하며, 법적 분쟁은 결국 준비된 자가 이기는 게임이다.

/ 법무법인 인사이트 박지향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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