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망 3명 이상 사업주에 영업이익 최대 5% 과징금…내년 4월 시행
고용노동부, 27일 개정법 공포…주요 제재 규정 6개월 후 적용
이상훈 기자
newssanjae12@naver.com | 2026-10-27 09:56:24
산업재해로 근로자 3명 이상이 사망한 사업주에게 3년 평균 영업이익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제도가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반복적인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주에 대한 행정제재와 근로자의 작업중지 요구권도 확대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이 27일 공포됐다고 밝혔다. 개정법은 지난해 9월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주요 과제를 법제화한 것으로, 과징금 부과 등 핵심 규정은 2027년 4월 28일부터 적용된다.
새로 도입되는 과징금은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의 안전조치, 제39조의 보건조치 또는 제63조의 도급인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법 시행일부터 1년간 근로자 3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경우 부과할 수 있다.
과징금은 사업주의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5%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산정한다. 다만 3년 평균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해당 영업이익의 5%가 30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30억원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실제 부과 금액은 기업 규모와 위반행위 횟수, 사망 근로자 수 등을 고려해 정한다. 여기에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전체 근로자 대비 사망자 비율, 사업주의 산재 예방 및 재발 방지 노력 등을 반영해 최종 금액을 산정한다.
과징금 부과 과정에는 별도의 과징금심의위원회가 참여한다. 고용노동부는 위원회 설치와 운영 방식, 과징금 부과 절차 및 징수 시기 등에 관한 세부 기준을 의견 수렴을 거쳐 하위 법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부과된 과징금은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기금에 귀속돼 산재 예방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된다. 과징금 제도는 법 시행 이후 발생하는 해당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에 따른 사망사고부터 적용된다.
사업주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행정제재도 마련됐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동시에 근로자 2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의 산업재해가 발생하고, 법 시행일부터 3년간 영업정지 처분을 2회 이상 받은 사업주가 다시 영업정지 요청 대상이 되면 고용노동부 장관은 관계 행정기관에 사업 등록 말소 또는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기존 영업정지 요청과 별도로 반복적인 산업재해 발생에 따른 사업 등록 말소·취소 요청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해당 규정 역시 2027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사업주에 대한 제재와 함께 사고 발생 전 근로자가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권한도 확대된다.
기존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개정법은 이를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우려되는 경우까지 확대했다.
근로자뿐 아니라 근로자대표와 명예산업안전감독관도 사업주에게 작업중지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하청 노동자는 소속 사업주 외에 원청 사업주에게도 직접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주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작업중지 요구에 따른 안전조치를 해야 하며, 필요한 조치가 완료되기 전까지 근로자에게 해당 작업을 수행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합리적인 이유로 작업중지를 요구한 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처우도 금지된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작업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 근로자가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거나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도 작업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붕괴와 화재·폭발, 유해물질 누출 등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도 작업중지가 가능해진다. 사업주가 안전난간 설치 등 시정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급박한 위험이 발생하면 해당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비용을 확보하기 위한 의무도 확대된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대상은 기존 건설공사 발주자 중심에서 도급인과 다른 업종까지 넓어진다.
건설업 관련 규정은 2027년 4월 28일부터, 건설업 외 업종에 대한 확대 규정은 같은 해 10월 28일부터 시행된다. 하청업체에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사용명세서 작성·보존과 목적 외 사용 금지 의무도 부여된다.
정부의 산업안전보건 정책을 심의·조정하는 '안전한일터위원회'는 2027년 1월 28일 설치된다.
위원회는 고용노동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노사 대표와 관계부처 차관급 정부위원, 산업안전·보건 전문가 등 20명 이내로 구성된다. 주요 산업안전보건 정책과 기본계획 수립, 이행 점검, 제도 평가·개선 등을 심의·조정한다.
정부는 위원회 출범과 연계해 노사정이 참여하는 산재예방 기본계획도 마련할 방침이다.
같은 날부터 산업안전보건법과 관련 명령 위반행위를 신고한 사람에게 예산 범위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시행된다. 고용노동부는 지급 대상과 금액, 절차 등을 하위 법령으로 정하고 '안전 일터 포상금 신고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일부 제도는 개정법 공포일인 27일부터 시행됐다. 건설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에 폭염과 한파가 명시됐으며, 수출 목적으로 수입하는 압력용기 등 안전인증 대상 기계·기구에 대해서도 인증을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고용노동부는 개정 내용의 시행 일정에 맞춰 시행령과 시행규칙, 관련 고시를 정비하고 사업장에 세부 적용 기준을 안내할 예정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힘을 모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현장의 위험을 사전에 찾아내 즉시 개선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지난해 9월 관계부처와 함께 만든 '노동안전 종합대책'이 마침내 법제화된 만큼, 정부는 새로운 제도가 안전한 일터 구축을 위한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위법령과 집행체계 정비 등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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