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구 변호사의 사건파일⑪] 소방과 경찰의 화재조사결과 최초 발화지점이 서로 배치된 사건, 제1심 및 항소심 소송사례

김동구 변호사

peopelsafe@peoplesafe.kr | 2024-09-24 09:37:35

▲ 김동구 변호사매년 국내에서 약 4만 건의 화재가 발생한다. 화재는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원인과 책임소재를 놓고 복잡한 분쟁이 발생하기 일쑤다. 사후처리가 복잡하다. 화재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화재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지난 20여년간 화재 분야에서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해 온 김동구 변호사와 함께 화재소송 사례를 분석하고 일반인이 알아둬야 할 현명한 대응책 등을 알아보는 장기기획물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


남양주 소재 대형비닐하우스에서 2018년 8월 19일 화재가 발생, 인접 식품회사로 연소확산·전소되었다. 연소피해자인 식품회사는 2019년 3월 12일 최초 화재가 발생한 대형 비닐하우스의 소유자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법무법인(유한) 금성 화재소송센터 화재전문변호사인 필자는 연소피해자(원고)로부터 소송을 의뢰받아 진행하여 2023년 6월 29일 의정부지방법원 제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고, 피고 측에서 항소제기하였으나 2024년 7월 17일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의뢰인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의 특징은 소방과 경찰의 화재조사결과 최초 발화지점이 서로 배치되고 화재원인도 달라서 소방과 경찰의 화재조사결과 중 어느 기관의 결과를 믿어야 할 것인지가 문제되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법원의 화재원인 감정과 전문심리위원의 참여가 있었다. 제1심과 항소심 법원은 화재원인 감정결과와 전문심리위원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최초 발화지점은 소방의 화재조사결과와 같이 ‘비닐하우스의 공터 부분에서 화재발생’한 것으로 인정하고, 피고 대형비닐하우스 측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 사건개요


2018년 8월 19일 남양주시 소재 대형비닐하우스 쪽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119 신고가 접수되었고, 대형비닐하우스 쪽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인근 식품회사의 샌드위치 패널 건물로 연소 확산되었음은 목격자나 CCTV 영상, 화재현장 연소잔해 등을 통해 확인되었다.

다만, 소방과 경찰의 화재조사결과에서 최초 발화지점이 서로 배치되고, 화재원인도 달랐다. 연소피해자인 원고가 의정부지방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는 2023년 6월 29일 제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2024년 7월 17일 서울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에서도 원고가 승소했다. 피고는 항소심 판결 직후 판결원리금을 지급하고 상고하지 않아 확정되었다. 화재발생일로부터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무려 5년 11개월이 소요되었다.

◆ 이 사건의 특수성 및 쟁점사항(최초 발화지점)

소방은 이 사건 화재의 최초 발화지점을 농막과 자재창고 사이에 위치한 지점으로 추정하고, 발화원인은 비닐하우스 농막 주변에서 쓰레기 소각 등을 하던 중 관리자 없이 무인상태에서 장시간 연소하던 과정에서 불티가 날려 비닐하우스에 착화하면서 연소 확대된 인적부주의에 의한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화재로 추정하였다.

경찰은 최초 발화지점을 울타리를 포함한 도랑의 둔덕 A지점으로 한정 가능할 것이고, 발화원인은 이끼 등이 층층이 쌓이면서 통풍 및 환기가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퇴비, 건초, 곡물 등이 쌓여 있던 더미에 포함된 미생물 활동으로 발효열이 장기간 축적된 경우 자연발화 가능성이 있으나 한정은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소방의 화재현장조사서의 최초 발화지점과 발화원인을 근거로, 대형비닐하우스 소유자인 피고 측의 부주의 또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로 인한 화재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피고는 경찰의 화재현장 감식결과보고서를 토대로, 최초 발화지점은 개천가 둔덕 A지점이고, 미생물 활동으로 발효열이 장기간 축적된 경우 자연발화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 없다고 반박하였다.

소방과 경찰은 최초 발화지점뿐만 아니라 발화원인에서도 완전히 배치되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어, 소방과 경찰이 아닌 제3기관에 의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감정을 통해 최초 발화지점을 특정할 필요성이 있고, 최초 발화지점을 공정하게 규명하는 것이 이 사건의 쟁점사항이다.

◆ 최초 발화지점을 규명하기 위한 변론 활동

민간화재조사기관에 감정신청(감정결과를 증거로 제출)을 하고, 소방과 경찰에 사실조회신청 및 회신을 받았지만 피고는 여전히 경찰의 화재조사결과를 근거로 최초 발화지점에 대한 반박을 계속하였다.

이에 원고를 대리한 법무법인(유한)금성 화재소송센터 화재전문변호사인 필자는 최초 발화지점 및 발화원인, 연소확대 경로를 객관적·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제1심 변론과정에서 법원에 화재원인 감정신청을 하였다.

2022년 5월 18일 화재원인 감정인으로 지정된 감정인 이○복은 2022년 8월 31일 법원에 감정결과를 제출하였는데, 감정결과 「발화지점은 (피고의) 자재창고 2 또는 공터로 추정되며, 발화원인은 알 수 없음」이라고 판단하였다.

감정인의 감정결과 최초 발화지점은 소방의 화재현장조사서 내용과 같았고, 경찰의 화재현장 감식결과보고서상 둔덕 A지점을 최초 발화지점에서 배척하였다.

◆ 제1심 및 항소심의 판결내용


의정부지방법원(제1심)은 2023년 6월 29일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 사건 화재는 최초에 피고(대형비닐하우스 소유자)가 관리·지배하는 비닐하우스 인근에서 발생한 불이 농막에 옮겨 붙으면서 확산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경찰이 최초 발화지점으로 판단한 개울가 둔덕 A지점은 발화지점에서 배제할 수 있으며, 화재 당시 피고가 관리·지배하던 피고 비닐하우스는 화재 발생 또는 확산 방지를 위하여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고, 그러한 하자가 이 사건 화재의 확산에 기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되, 피고의 책임을 65%로 경감하였다.

피고는 제1심 판결선고에 불복하여 2023년 7월 3일 항소장을 접수하고, 항소심에서 사실조회신청 및 재감정신청을 하였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2023년 11월 28일 전문심리위원 참여결정을 하여 전문심리위원 지정 후 이 사건 화재와 관련된 자료를 모두 보내주고, 최초 발화지점 및 발화원인을 판단하되, 소방과 경찰의 화재조사결과에 대한 의견도 제출하도록 하였다.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된 이○○은 2024년 1월 13일 전문심리위원의 설명(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였는데, 그 내용은 경찰이 최초 발화지점으로 지목한 A지점은 발화지점이라고 추단할 수 없고, 소방이 최초 발화지점으로 지목한 공터가 발화지점일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항소심 서울고등법원은 2024년 7월 17일 항소심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제1심과 같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되, 책임비율만을 65% → 60%로 제한하는 원고 승소 판결이었다.

◆ 결 론(시사점)
"화인(火因)은 반드시 밝혀진다. 단지 묻혀있을 뿐이다."

화재가 발생한 2018년 8월 19일로부터 제1심 판결선고(2023. 6. 29.)까지는 약 4년 10개월, 항소심 판결선고(2024. 7. 17.)까지는 5년 11개월이 소요되었다. 좀 더 신속한 재판진행을 기대해 본다.

화재조사기관인 소방과 경찰의 화재조사결과 최초 발화지점 및 발화원인에 대한 판단이 서로 배치된 사건에서, 최초 발화지점 및 발화원인을 어떤 방법으로 규명하여 피고에게 책임을 지울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결과적으로 항소심은 소방의 화재조사결과와 같이 최초 발화지점을 인정하고, 이 사건 화재에 대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여 원고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판결하였다. 이 사건 화재소송을 진행하면서 소방과 경찰의 화재조사결과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고, 최초 발화지점의 규명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뼈저리게 느꼈다.


/법무법인(유한)금성 김동구 변호사

◆ 김동구 변호사 프로필
-1962년 12월 5일생
-법무법인(유한) 금성 화재소송센터 화재전문 변호사
-고려대학교 법학과, 대학원 법학과 수료
(노동법 석사과정)
-한국화재조사학회 정회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전, 중앙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주요취급업무 - 화재, 건축 관련 사건

 

[ⓒ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