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친밀감을 가장한 성적 착취... '온라인그루밍' 처벌 수위와 성립요건

최창무 변호사

peopelsafe@peoplesafe.kr | 2026-09-28 10:30:35

 

[매일안전신문] 온라인 게임, SNS, 익명 랜덤 채팅 앱 등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접근한 뒤 친밀감을 형성하여 성적 착취로 이어지는 ‘온라인 그루밍’ 범죄에 대한 수사기관과 법원의 처벌 기준이 대폭 강화되었다. 과거에는 실제 신체적 접촉이나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해야 처벌이 가능했으나, 현행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으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적 욕망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하거나 성적 행위를 유인·요구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된다.

청소년성보호법에 따르면, 19세 이상의 성인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성착취 목적으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반복적으로 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요구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죄의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은 피의자가 상대방이 미성년자임을 인지했는지 여부와 대화의 지속성·반복성, 그리고 성적 요구의 구체성이다.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의자들이 가장 많이 내세우는 "상대방이 나이를 속여 성인인 줄 알았다"는 항변에 대해 법원은 매우 까다로운 검증을 거친다. 단순히 상대방이 프로필이나 대화 중 성인이라고 말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며, 법원은 대화가 이루어진 플랫폼의 주요 연령대, 사용된 어휘와 은어, 대화 중 학교 생활이나 학업·시험 언급 유무, 사진 및 음성 파일의 정황 등 피의자가 미성년자임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할 수 있었는지를 심리한다. 설령 상대방이 성인이라고 거짓말을 한 사실이 있더라도 정황상 미성년자임을 의심할 수 있었다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

만일 대화에 그치지 않고 신체 사진이나 영상 송부를 요구했거나, 실제로 만나자고 요구하여 약속 장소에 나가는 등 실행에 착수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성착취물 제작·배포나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매수 혐의까지 가중 적용되어 구속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혐의는 미수라 하더라도 처벌되며 기수에 이른 상태라면 성인 대상 성범죄에 비해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한편, 경찰의 위장수사 기법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대목이다. 현행법상 경찰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단속하기 위해 신분을 숨기거나 위장하여 수사 대상에게 접근할 수 있다. 수사관이 미성년자로 신분을 위장해 대화를 나누며 범죄 정황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재판 과정에서는 수사기관의 위장수사가 범의가 없는 자에게 범죄를 일으키게 한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인지, 아니면 이미 범죄 의도를 가진 자의 범행을 적발한 '기회제공형 함정수사'인지를 둘러싸고 수사 절차의 적법성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온라인 그루밍 사건은 메신저 대화 기록과 접속 내역 등 구체적인 디지털 증거가 확보된 상태에서 수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혐의를 벗기가 어려운 편이다. 성적 목적의 대화만으로 처벌 대상이 되며 성착취물 제작이나 성매수 유인 혐의로 확대되는지 여부에 따라 형량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만큼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로엘 법무법인 최창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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