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KLM 여객기, 대서양 상공서 화재로 회항…보조배터리 탓이었다

17일 암스테르담 출발 2~3시간 후 화재
승무원 즉각 진화 나서고 비행기는 회항
승객 소유 알려진 배터리 주인은 전 CEO

신윤희 기자

peoplesafe@peoplesafe.kr | 2026-09-21 08:18:05

 

[매일안전신문=신윤희 기자] 네덜란드 국적항공사 KLM 소속 여객기가 대서양 상공에서 기내 화재로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승객 보조배터리 화재로 알려졌으나 확인 결과 항공사 규정을 만든 전직 최고경영자가 규정을 어겨 벌어진 사고로 드러났다.


21일 더치뉴스닷엔엘(DutchNews.nl)·아비에이션 A2Z·아비에이션24닷비이 등 외국 매체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적항공사 KLM 소속 보잉 77-300ER(기체번호 PH-BVP)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오후 1시21분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카리브해 퀴라소로 향했다. 당초 예정된 오전 11시25분보다 약 2시간 지연된 출발이었다.

여객기는 북대서양 상공 약 3만 피트(약 9100m) 고도를 순항하던 중, 비즈니스석의 보조배터리 하나가 과열되면서 발화·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좌석 콘솔과 창문 블라인드, 측면 벽 일부에 그을림과 화상 흔적이 남을 정도의 불이었다. 이륙 후 2~3시간 만에 일어난 사고로 추정된다.

불이 나자 승무원들은 즉각 대응해 진화에 나서는 한편 절차대로 대응했다. 기장은 큰 사고를 막기 위해 암스테르담으로 회항하기로 결정했다. 항공기는 이날 오후 8시42분 스히폴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탑승객 32 http:// 2명은 이후 다른 항공편으로 재예약했으며, 일부 승객은 하룻밤을 더 기다린 뒤 보잉 787-10(기체번호 PH-BKG) 항공편으로 퀴라소까지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초기 승객의 보조배터리(파워뱅크)가 승객 것으로 알려졌으나 배터리 주인이 이 항공사 전직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카미엘 에를링스로 뒤늦게 드러났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에를링스는 당시 잠들어 있었고, 보조배터리가 폭발하는 굉음에 놀라 잠에서 깼다고 한다.

에를링스는 2011년 KLM에 기업담당 이사로 합류한 뒤 2013년 사장 겸 CEO로 취임했으나, 약정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014년 10월 즉시 사임 형태로 회사를 떠났다. 다만 KLM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탑승객의 신원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KLM은 기내 반입 규정에서 승객이 100Wh 이하 보조배터리를 최대 2개까지 소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도 반드시 승객 본인이 접근 가능한 곳에 두도록 하고 있다. 기내 수납함(오버헤드 빈)에 보관하거나 비행 중 충전하는 행위는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KLM의 기내 반입 제한 규정에는 "기내에서 보조배터리를 사용하거나 충전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돼 있다.

에를링스는 이 규정을 어긴 것으로 보이는데, 신이 이끌던 항공사가 정한 규칙을, 그 항공사 비행기 안에서 직접 위반한 셈이다.

KLM은 이번 사고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회사 대변인은 에를링스로 추정되는 승객에게 별도의 벌금이나 제재를 부과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사고 항공기는 필요한 점검을 위해 당분간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KLM에서 보조배터리로 인한 비행 중단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도 브라질 상파울루행 KLM 항공편에서 기내 수납함에 있던 보조배터리에 불이 붙어 객실이 연기로 가득 찼고, 해당 항공편도 암스테르담으로 회항했다. KLM은 당시 사고를 자사 항공편에서 발생한 이런 유형의 첫 사례로 설명했었다.

https://x.com/RTarabic/status/2101624188020621314/video/1▲ (출처:X계정(@RTarabic))

 ◆ 항공기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얼마나 위험한가


 보조배터리에 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밀도가 높고 가연성 액체 전해질을 포함하고 있어 열이나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외부 압력이나 내부 합선으로 배터리가 손상되면 온도가 순식간에 수백 도까지 치솟는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이 발생한다. 이때 내부의 가연성 가스가 분출되며 강력한 화염과 폭발을 일으킨다. 특히 리튬 배터리 화재는 화학 반응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산소를 생성하기 때문에 산소를 차단하는 일반 소화기로는 불길을 쉽게 잡을 수 없다.

 

 비행기 기내의 밀폐된 환경과 미세한 기압 변화, 짐에 의한 물리적 압착은 배터리 손상 위험을 더욱 높인다. 만약 화물칸에서 불이 나면 즉각적인 진압이 불가능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보조배터리는 반드시 승무원이 즉시 발견하고 냉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내에 직접 가지고 탑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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